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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인과 시(현대)

박장호 시인 / 도망자 외 1편

by 파스칼바이런 2020. 5. 25.

박장호 시인 / 도망자

 

 

  눈 뜨면 새벽이다.

  호출할 수 없는 이름이 나의 이름을 호명한다.

  호출 당한 나를 쫓는

  하얀 말발굽 소리를 듣는다.

  지금의 반만 했을 때 나는

  말의 꼬랑지를 만지작거렸다.

  내 허벅지는 말의 발길질을 간신히 피했지만

  내 전부가 피한 것은 아니었다.

  나의 영상엔 생길 뻔한 상처의 피고름이 맺혀 있다.

  그 날 이후 말에 쫓기는 꿈을 꾼다.

  얼굴이 지워진 기수는 내가 쓰는 이야기 밖으로 나를 내몰았다.

  나는 비가 오는 거리로만 쫓겨 다녔다.

  왜 땅이 젖기도 전에 키가 자라는 것일까.

  불안이 계절되어 쏟아졌다.

  내가 쓴 이야기를 말이 지우는 이야기가 지어졌다.

  나는 이야기 사이로 달아나는 도망자

  내가 만진 말에 쫓겨 내가 하는 말에 매달린다.

  혈액도 없고 살갗도 없는 수증기처럼 떠도는 말

  말 울음소리가 공습처럼 울려 퍼진다.

  무섭게 휘날리는 말의 갈기를 바라본다.

  대롱대롱 매달린 나를 바라본다.

  눈 감으면 아침이다.

 

웹진 『시인광장』 2009년 봄호

 

 


 

 

박장호 시인 / 리빙 데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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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은 할 로 윈 데 이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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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진 『시인광장』 2009년 봄호

 

 


 

박장호 시인

1975년 서울에서 출생하였으며 한양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했다. 2003년 『시와 세계』를 통해 등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