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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현연 시인 / 늙은 집
이 집도 새 집이라 불리던 때가 있었을 것이다.
오래된 집은 음흉하다. 푸근한 척, 너스레를 떨며 낡은 배관, 삐걱이는 층계, 녹슨 창틀을 감춘다 내 유년의 한 때ㅡ 목련나무가 있던 나무대문집의 기억을 건드리며 자신의 낡음과 불편함이 세월의 흔적이라 미화한다
늙은 집은 늘 자신을 조심스럽게 다루라고 그렇지 않으면 네가 불편할 거라고 아니, 네가 나를 떠받든다 해도 나는 낡고 부서진 게 당연하다고 그게 바로 자신이 버티는 방식이라 주장한다.
오래된 집은 나의 적의를 알고 있다 그러나 불편함에 길들여진 내가 자신을 떠날 수 없다는 것도 알고 있다
웹진 『시인광장』 2009년 봄호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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