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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광규 시인 / 격정
해일은 대양을 뒤집고 태풍은 대기를 찢는다 바다는 스스로 흘러 넘쳐 해안으로 자기를 밀고 가 부서진다
당신은 해일이 되어 폭풍이 되어 가슴을 뒤집거나 찢어본 적이 있는가 누군가에게 파도로 가서 부서진 적이 있는가
화난 파도가 이빨을 세워 물어뜯고 해일과 폭풍이 침몰시켜도 식지 않는 심장을 불구덩이에 던져 달구어본 적이 있는가.
공광규 시인 / 질문
종은 자기가 아파서 울음을 구름 너머 하늘가까지 보내고 화산은 자기가 뜨거워 스스로 터진다
나야! 아프지도 뜨겁지도 않은 너는 도대체 누구냐
울음을 멀리 보내 본적도 나를 뜨겁게 안아본 적도 없는 너는.
공광규 시인 / 지식인
개구리가 한 마리 울기 시작하니 온 논에 개구리가 운다 개가 한 마리 짖으니 온 동네 개들이 까닭도 모르고 짖어댄다
헛기침 소리에도 놀라 울음을 일제히 멈추는 개구리들아 작은 막대기만 들어도 꼬리를 내리고 도망치는 개들아
바람이 여닫는 부엌문 소리에 깜짝깜짝 놀라 흩어지는 새들이 무리에서 낙오되는 것이 두려워 떼를 지어 방향을 자주 바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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