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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옥 시인 / 어제와 다른 해가 떴다
익숙한 세계가 사라지고 낯선 세계로 미끄러졌다 이 행성의 이름을 무엇이라 불러야 할까 잠과 먹이는 까칠하고 의복은 피와 눈물에 젖었다
이방의 행성에서 꾸는 꿈이다 낙타의 혹과 혹 사이 구릉에 앉아 혹을 자른다 눈물이 사막에 떨어진다 눈물이 사라진 자리에 피는 소소초(蘇蘇草)* 낙타는 입안 가득 소소초(蘇蘇草)를 씹으며 모래에 빠진 발을 힘겹게 끌어 올려 길을 찾지만 태양은 길을 감추고 신기루만 보여주고 있다 그 많던 길은 어디로 갔을까 마비된 혀에 갇힌 말은 길을 물을 수 없다
잃어버린 길 따위는 밀어두고 미끄러짐에 대해서 생각하자 불량한 언어가 혹을 자른 것인지 가시가 된 눈물을 씹으며 침묵을 강요당해야 하는지 모든 것이 금기의 질문으로부터 시작되었다 해도 몸을 잃고 눈물을 얻으라는 거래가 온당한 것인지 바람과 모래의 거친 불화 속에서도 웃으며 가시를 내밀 줄 아는 그대 어찌 이리 따뜻한가
*낙타초라고도 불리며 날카로운 가시를 달고 있다.
웹진 『시인광장』 2020년 2월호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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