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심명수 시인 / 겨울 장미
마른기침과 재채기를 번갈아한다
곧 폭설이 내릴 기세로 먹구름 속에서 바이러스가 동남 방향으로 빠르게 이동 중이다
제때 피우지 못한 꽃은 항상 충돌을 야기 시킨다
오래된 빌라 맨 끝 층 머리가 간지럽다
천장에서 쥐들이 때마다 바닥을 갉아대고 나는 책상을 끼적인다
야심한 밤 하필 손톱 사이가 붉어진다는 것은 머지않아 신열(身熱)의 밤을 야기하는 것
천둥이 칠 요량으로 또다시 잦은 기침과 콧물이 간질간질하다
어느 순간 천장이 뻥 뚫려 기분 꿉꿉한 놈이 뛰쳐나오기라도 하면
나는 몸서리치듯 기겁하여 천둥과 번개를 내지르곤 하지
고름처럼 애처로이 척 달라붙은 독감, 인플루엔자 미열(微烈)의 꽃은 성호경을 외며
붉은, 신열의 밤 나는 핀다
웹진 『시인광장』 2020년 2월호 발표
|
'◇ 시인과 시(현대)'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조정권 시인 / 산정묘지(山頂墓地) 13 외 2편 (0) | 2020.06.01 |
|---|---|
| 함기석 시인 / 구름 낀 문장 (0) | 2020.05.31 |
| 황정숙 시인 / 나비가 되는 공식 (0) | 2020.05.31 |
| 이진옥 시인 / 어제와 다른 해가 떴다 (0) | 2020.05.31 |
| 정선 시인 / 낙타들 (0) | 2020.05.3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