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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소영 시인 / 물위를 걷는 아이
갈릴리호수의 예수처럼 내 아이가 물위를 걸어가네 빠질까봐 겁나고 못 건널까봐 겁나는 나 내 마음과는 상관없이 아이는 물위를 걸어가네 아이는 유리컵의 태풍안에 있네
광풍 앞에 촛불 같은 위태로움보다 더 아슬아슬하게 물위를 걸어가는 아이 저 아이가 베드로처럼 물에 빠진다면, 저 물에 해일이 일어난다면,
그러나 나는 믿었지 아이를 삼키고도 남을 해일과 폭풍이 오더라도 아이는 바다건너 저 해안으로 건너갈 수 있다는 것을 그 아이가 언어의 험한 바다를 무사히 건너 숲이 푸르고 모래사장이 거울처럼 빛나는 인스프리트 섬에 닿을 것을 나는 믿네
아이는 유리컵 안의 태풍을 건너가고 있네
웹진 『시인광장』 2009년 가을호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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