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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영은 시인 / 키스의 남방 한계선
정체불명의 바람과 입 맞춘 날, 누구의 입술이 입술 속에 들어 있었나
키스가 끝났을 때 사시나무 떨듯 오한이 왔네 한 밤중에 선인장 꽃 같은 열꽃이 피고 멕시코 만을 건너온 구름의 음모라고, 당신은 해석하네
목구멍 속의 기류를 판독하는 건 죽음이 허락한 유일한 오류?
단백질 포크가 입술을 찍었을 때 당신, 플라야 선인장 가시 같은 바람의 혀를 삼켜 보았나 선인장 가시를 삼키는 혀가 긴 파충류, 타미플루를 복용해야 완치되는 독성 강한 키스에 감염되어 보았나
끈적거리는 기류가 흘러내리는 좁은 골목 길 약국 앞, 후박나무가 때 이른 손을 흔들고 있네 유행에 민감한 이웃집 아가씨는 노란색 마스크를 쓸까 분홍색 마스크가 어울릴까, 고민 중인데
키스를 해 본 사람은 알지, 잘라도 잘라버려도 돋아나는 은밀한 혀 속의 잠언을,
사랑해, 사랑해, 나는 정말 숙주세포가 필요해,
처음 본 바이러스를 사랑해 보았나 당신, 키스의 남방 한계선에 도달해 보았나 뜨거운 플루 키스, 39,5도의 한계점에서 캄캄하게 멸종되는,
웹진 『시인광장』 2009년 겨울호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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