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수우 시인 / 입춘 바깥
촛불 세 개를 켜둔 채 그 방을 나옵니다
책과 화병과 창문을 위해 낡은 액자와 오래된 시계, 목각인형을 위해
잠시면 촛불은 사그라들테지요 세 개 촛불이 밝히던 동무 고요와 기다림은 따뜻하게 가라앉겠군요
내 죽음도 그렇게 촛불을 켜두고 방을 비우는 일
빈 자리에 따뜻한 빛이 나보다 조금 더 남아있기를 그 방이 당신이며 곧 나이기를
하여 방은 사람을 닮아갑니다 하여 방은 키가 자랍니다
안도 바깥도 한 그루 산수유로 환합니다
웹진 『시인광장』 2010년 봄호 발표
|
'◇ 시인과 시(현대)'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정진경 시인 / 가면놀이 (0) | 2020.06.09 |
|---|---|
| 권현형 시인 / 타자(他者) (0) | 2020.06.09 |
| 강희안 시인 / 투명한 극지 (0) | 2020.06.09 |
| 황인숙 시인 / 남산, 11월 외 7편 (0) | 2020.06.09 |
| 천양희 시인 / 바람편지 외 5편 (0) | 2020.06.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