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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인과 시(현대)

남재만 시인 / 사랑한다는 것 외 1편

by 파스칼바이런 2020. 6. 10.

남재만 시인 / 사랑한다는 것

 

 

<그대를

사랑하오>

 

이렇게 써놓고 보니

사랑이 그대 밑에 있고,

 

<사랑하오

그대를>

 

이렇게 써놓고 봐도

그대가 사랑 밑에 있네.

그래서

 

<그대를 사랑하오>라고

써 봤더니 또

사랑이 그대 뒤에 있고,

 

<사랑하오 그대를>이라고

써 봤더니, 역시

그대가 사랑 뒤에 있네.

아아 그 누굴 사랑한다는 것

 

그건 애시당초

말이나 글로는

가당치 않다는 걸 알겠네.

 

 


 

 

남재만 시인 / 죽살이

 

 

어떤 사람이

100세에 죽었다면,

훌륭한 사람이었을 땐

사는 데

100년이 걸렸고,

고얀 사람이었다면

죽는 데

100년이 걸렸다

그러니

산다고 다 사는 게 아니고,

죽는다고 다 죽는 게 아니다.

 

 


 

남재만(南在萬.1937.8.10. 의사∼  ) 시인

대구에서 출생. 경북대 의과대학을 졸업. 1950년대부터 창작활동. 1979년 [시문학]에 <가을 산사>, <까치소리>가 추천되며 등단. 비뇨기과를 경영하며, [수화(手話)] 동인으로 활동. <아직도 하늘은>(1993)으로 1993년 제18회 시문학상을 수상. 【시】 <다부원(多富院) 그 후>(현대문학 351.1984.3) <수염을 깎으며>(현대문학 482.1995.2) <경국지색(傾國之色)>(한강문학 창간호.2014 가을호) <울음, 그 원초적 소리>(한강문학 2.2015 봄호) <열반의 문>(한강문학 4.2015.가을호) <섹스의 PR>(한강문학 7.2016 여름호) 【시집】 <까치소리>(시문학사.1982) <아스팔트에 고인 빗물>(시문학사.1985) <아직도 하늘은>(시문학사.1993) <촛불은 온몸으로 어둠을 떠다밀고>(시와시학사.1993) <하느님전 상서>(대일.1997) <꽃은 어디에 피는가>(북랜드.20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