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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인과 시(현대)

남재만 시인 / 고장 외 1편

by 파스칼바이런 2020. 6. 11.

남재만 시인 / 고장

 

 

틀린 시계 때문에

낭패했던 경허

한두 번 아니다

 

늘상 틀릴 바엔 차라리

고장이라도 나면

하루 두 번은 정확히

시간을 맞힐 텐데

 

사람도 그렇다.

매사 뭔가 뒤틀린 사람보단

오히려

고장난

사람이…….

 

 


 

 

남재만 시인 / 껌을 씹으며

 

 

삼키진 마라

그렇다고 뱉지는 더더욱 말고

 

어차피 삶이란

씹어야 하는것

 

어금니 욱씬하도록

한바탕 씹어야 하는 것

 

얼마간의 달짝지근함이 빠지고나면

맹물에 몽둥이 삶은양

그저 그렇고 그런 것

 

씹으면 씹을수록

싱거운 것

 

그렇다고 뱉어버리면

더더욱 싱거운 것

 

하기사 싱거운 것도

맛은 맛이라

 

시린 충치에 씹히는 내 삶이사

사는 맛보다는

매양 씹히는 맛이지

 

 


 

남재만(南在萬.1937.8.10. 의사∼  ) 시인

대구에서 출생. 경북대 의과대학을 졸업. 1950년대부터 창작활동. 1979년 [시문학]에 <가을 산사>, <까치소리>가 추천되며 등단. 비뇨기과를 경영하며, [수화(手話)] 동인으로 활동. <아직도 하늘은>(1993)으로 1993년 제18회 시문학상을 수상. 【시】 <다부원(多富院) 그 후>(현대문학 351.1984.3) <수염을 깎으며>(현대문학 482.1995.2) <경국지색(傾國之色)>(한강문학 창간호.2014 가을호) <울음, 그 원초적 소리>(한강문학 2.2015 봄호) <열반의 문>(한강문학 4.2015.가을호) <섹스의 PR>(한강문학 7.2016 여름호) 【시집】 <까치소리>(시문학사.1982) <아스팔트에 고인 빗물>(시문학사.1985) <아직도 하늘은>(시문학사.1993) <촛불은 온몸으로 어둠을 떠다밀고>(시와시학사.1993) <하느님전 상서>(대일.1997) <꽃은 어디에 피는가>(북랜드.20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