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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인과 시(현대)

박주택 시인 / 귀소

by 파스칼바이런 2020. 6. 10.

박주택 시인 / 귀소

 

 

  저 불빛들도 이제는 빛이 아닌 것으로 돌아가네

  저렇게 깊게 자신이 아닌 것으로 돌아갈 때

  여름은 더욱 깊게 파여 한여름이 되고

  가로수는 가로수대로 잎사귀를 흔드네

 

  낮과 밤이 만날 수 없는 것처럼

  너무 많이 돌아 만나는 가을에는

 

  내가 아닌 것과 나인 것이

  네거리에서라도 만날 것이지만

 

  빛이 꺼지듯 잎이 지듯

  불현듯 가을이 지나고 나면

  나에게로 돌아오는 나 아닌 것들에게

  슬그머니 눈을 감아 보리라

 

웹진 『시인광장』 2010년 7월호 발표

 

 


 

박주택 시인

1959년 충남 서산에서 출생. 경희대 국문과 및 同 대학원 졸업. 1986년 《경향신문》 신춘문예로 등단. 저서로는 시집으로 『꿈의 이동건축』, 『방랑은 얼마나 아픈 휴식인가』, 『사막의 별 아래에서』, 『시간의 동공』 등이 있음. 시론집 『낙원 회복의 꿈과 민족 정서의 복원』과 평론집 『반성과 성찰』, 『붉은 시간의 영혼』등이 있음. 제5회 현대시 작품상(2004), 2005년 제20회 소월시문학상 대상 수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