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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익진 시인 / 생각보다 무거운
옷걸이에 옷을 건다 옷걸이가 축 늘어진다 가볍게 한마디 툭 던졌는데 그렇게 바닥을 칠 줄이야 귀에 걸면 귀가 찢어질까 코에 코걸이, 퉁퉁 부은 코 생각보다 무거운 것들, 근처의 무게 얼마나 바보 같은가 그 정도의 무게를 이겨내지 못하고 유리바닥 위를 걸을 수 있겠는가 수백 개의 못을 쳐봐도 고정되지 않은 생활 문의 손잡이가 흘러내린다 표면 위로 떠오른 진실과 눈을 감고 물속으로 가라앉은 후에야 밝혀진 질병 밥그릇의 무게로 움푹 패인 식탁 또한 쉽게 구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생각보다 무거운 삶이라는 것 바보 같다, 얼마나 바보 같은가 손바닥에 새겨진 운명을 아무리 바꾸려 해도 소용없는 것처럼 숟가락은 내 손에서 떨어질 날이 없다 생각보다 무거운 것들 아무 생각도 없이 잘도 가라앉는다
웹진 『시인광장』 2010년 8월호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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