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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인과 시(현대)

최호일 시인 / 위험하다

by 파스칼바이런 2020. 6. 14.

최호일 시인 / 위험하다

 

 

  아침을 굶으려는 예수처럼 돌을 들어 사기 밥그릇을 깬다

 

  둘러보면 위험한 물건은 더 많은 듯

  나는 오 분 후에 태어나기로 한 유리컵

  비오는 날 육백 번째 행성 베고니아 아침 찻집의

  목이 긴 꽃병이다

 

  누가 나를 돌로 찍어라

  다른 곳 말고 말이 자꾸 새 나오는 정수리와 입을

  그렇지 않으면 모든 존재는 당신의 양말을 뚫고

  발바닥을 찌를 수 있다

 

  아직 말을 배우지 않았는데 꽃이 핀다

  이것은 아주 오래 된 질문

 

  나로부터 떠나 갈 나를 오 분 전에 지우겠다

  당신이 미리 만들어 놓은 내 몸과  

 

  위험한 상상으로 만들어진 모든 깨질 그릇을  

 

  등이 가렵거나 매일 아침이 오고

  내가 예전처럼 태어나다 죽었더라도 돌을 들고

 

  저녁엔 조개구이를 먹으러 몰려가는 사람들처럼

  주저 말고 어서

 

웹진 『시인광장』 2010년 8월호 발표

 

 


 

최호일 시인

1958년 충남 서천에서 출생. 2009년 《현대시학》신인상을 통해 등단. 현재 잡지 프리랜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