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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인과 시(현대)

정푸른 시인 / 몸의 공식

by 파스칼바이런 2020. 6. 16.

정푸른 시인 / 몸의 공식

 

 

  표면적이 가장 작을 때 적의는 범람한다 어두운 골목, 웅크린 공간의 저음부를  무너뜨리며 일어서는 짐승의 털은 고밀도다 움직임을 버리고 소리를 버리고 다만 넘치는 순간에 집중하며 끝없이 부푸는 원주율, 한 순간 터지는 해일을 휘감은 채 곡선은 폭력적이다

 

  고양이가 내 안에 있다

 

  곧추 선 털 사이로 당신의 손 끝 가장 미세한 지문이 파고든다

  둥글게 부푼 몸 안에 파고가 인다

  발톱을 세운 물결

  투두둑 터지는 내 몸,

  일시에 무량한 넓이와 깊이로 확장되는 몸의 공식

  나는 소스라치며 오랫동안 갸르릉거린다.

 

  적의와 절정은 일란성이다

 

웹진 『시인광장』 2010년 9월호 발표

 

 


 

정푸른 시인

경남 진주에서 출생. 2008년 계간《미네르바》를 통해 등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