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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송희 시인 / 빙점
아파트 좁고 긴 통로에 들어서자 나보다 먼저 도착한 어둠이 기다린다
여기는 내 방인가 네 방인가, 찬바람만 둥지 튼 방
누군가 내 방에 허락 없이 다녀갔다 인기척도 들리지 않는 이름들로 도배된
불안한 그림자 하나 창밖을 서성인다
독화살을 맞은 마음, 말들이 새고 있다 유배된 남녀가 부둥켜 울던 저녁에,
두 귀를 틀어막은 벽, 소리들을 지운다
여린 나비 날갯짓에 하늘 한 쪽이 무너지고 네게로 가는 문은 단단하게 닫혀 있다
허공이 얼어붙는다, 낯선 너의 뒷모습
웹진 『시인광장』 2010년 10월호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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