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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인과 시(현대)

김서은 시인 / 소문들

by 파스칼바이런 2020. 6. 18.

김서은 시인 / 소문들

 

 

  늘 그래왔듯이 떠났지 한 번도 본적 없는 그를 찾아, 말랑한 혀끝으로 바람을 문지르면서 말이야 내 입술에 처음 닿았던 널, 언제 잃어버렸을까 푸른 꼬리를 잡기위해 머리카락을 쓸어 올리며 반죽 덩어리 속으로 들어갔던 거야 섬뜩하게 뭉게진 것들을 다시 흩트리며 우린 마냥 풀어지는 두루마리 휴지를 낭비했어 어디선가 실내악이 스며들고 있었네 지휘자는 목에 붙은 까만 나비를 내던지고 누런 이빨을 달싹거렸지 사람들은 코를 틀어막고 몰려들었어 바퀴 사이로 은빛 해살이 찢어지고, 점점 몽롱해지는 너의 가슴이 너무 궁금했어 손에 손을 맞잡고 페달을 밟았지만 저 단단한 껍질은 깰 수가 없네 우리들의 시간은 비스켓같이 부서지고 있었어 여기저기 비린내를 풍기며 제멋대로 활강하는 자전거를 이봐요! 어디쯤 세워야 하나요

 

웹진 『시인광장』 2010년 10월호 발표

 

 


 

김서은 시인

2006년 《시와 세계》여름호를 통해 등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