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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미 시인 / 물개위성
우린 각각, 반대편 행성에서 쓰레빠를 신고 밤하늘을 올려다본다. 고기 한 덩이를 사이에 두고 굶어 죽기로 했었지. 로스. 사냥하는 법을 잊은 물개와 밤새 꺼져 있던 알 전구의 마음을 이해할 때, 너는 배가 고파서 컹컹 울지. 그러나 기다려야 해.
날마다 위성이 멀어지는 건 저쪽에서 흔드는 너의 술잔 때문이지. 로스. 네가 화나면 붉은 달에 팔 같은 가시가 돋아. 흘러가던 눈(目)이 찢기며 걸려들지. 때려도 때려도 불이 켜지지 않던 죽은 사람의 망막들. 오늘도 너는 광활한 우리 사이에 낚싯대를 던지고 떠돌이 행성을 낚고 있었지.
한 번씩 뜨거운 비가 내리는 건 네가 내게 흘리는 보드라운 침. 침. 고기 한 마리를 사이에 두고 우린 굶어죽기로 했지. 로스. 나는 가장 높은 곳에서 우산을 접고 기다리고 있어. 모든 문을 잠가도 한 번씩 형광등이 흔들리는 건, 저쪽에서 네가
꽝. 꽝. 공복의 식탁을 치기 때문이지.
웹진 『시인광장』 2010년 10월호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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