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시인과 시(현대)

심은섭 시인 / Good Bye, L

by 파스칼바이런 2020. 6. 19.

심은섭 시인 / Good Bye,  L

 

 

  굿 바이, 전자시계 자막처럼 깜박거리던 L

  굿 바이, 몸을 꼬는 하프여

  굿 바이, 보석반지가 빛났어

  굿 바이, 살을 튕기는 밤이 되면 우린 한 개의 별

  굿 바이, 사방이 몸을 비워 놓은 카페에서

  굿 바이, 공원 풀밭 구멍 뚫린 나와

  굿 바이, 성혼선언을 했어

              비가 스며드는 옥탑방에서

 

  입술에 벚꽃들이 폭약처럼 터지던 날

  L

  눈물을 흘렸어

  “내 눈물을 보고 놀라지 마세요”

  라고 말했어

 

  굿 바이, 변했어, 눈물을, 다이아몬드를

  굿 바이, 는 가슴 속에 궁전을 지어주었어

  굿 바이, 말랑말랑하던 낡은 구두를 닮아갔어

  굿 바이, 에게 “언제까지 이럴 거냐고?” “제발…”

  굿 바이, 을 부르다가 부활했어

  굿 바이, 마지막 선물, 빨간 눈물을 흘렸어

  굿 바이, “굿바이는 굿바이에게 굿바이” 했어

              L의 눈물이었어

 

웹진 『시인광장』 2010년 11월호 발표

 

 


 

심은섭 시인

2006년 《경인일보》신춘문예 당선. 시집으로 『K 과장이 노량진으로 간 까닭』(문학의전당, 2009)이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