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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인과 시(현대)

하영순 시인 / 가을 하늘 외 3편

by 파스칼바이런 2020. 6. 21.

하영순 시인 / 가을 하늘

 

 

쪽빛 하늘에

실구름이 쓰고 간

시 한 수

기러기 날아가다

읽고

여인이 써 놓은 눈물 젖은 시

바람이 지나가다

가슴으로 불어 넣는다

하늘은 푸르건만

산들 바람이

시린 초로의 여인

 

 


 

 

하영순 시인 / 가을이라 가을밤에

 

 

절기는 가을인데 이변의 열대야

잠 못 들어 뒤척이는데

귀뚜라미 소리

가슴을 적신다.

 

매미는 창가에 찾아들더니

너는 어쩌자고

베갯맡에 찾아들어 남의 애를 태우는지

 

생각이 그 자리라면

세월도 그 자리라면

좋으랴만

세월은 가는데 마음은 언제나 그 자리

참으로 가소롭구나!

 

그립다

반딧불이 날개 짓에

추억이 익어 가던 넓은 벌 그곳이 그리워

잠 못 들어 괴로운

가을이라 가을밤에

 

 


 

 

하영순 시인 / 감사와 행복

 

 

뭔가를 할 수 있다는 것

누군가에게

뭔가를 해줄 수 있다는 것 이보다

더 큰 행복은 없을 것이다

 

길을 가다

떨어진 쓰레기를 주워 담을 수 있어

나는

내 손에게 감사한다.

 

언덕길 오르는

힘든 자에게

손잡아 줄 수 있는 여력이 있어

나는

나에게 감사한다.

 

내가 있어 세상이 있고

세상이 있어

내가 존재한다는 이 사실을 더없이

감사할 따름이다

 

 


 

 

하영순 시인 / 그랬으면 좋겠다

 

 

너와 내가 아닌 우리가 되어

그립고 보고프면 서로 만나

부둥켜안고

사랑 하고 싶다

서로 쳐다만 보지 말고

새처럼 왔다 갔다 하면서

보고 싶었노라고

그리워했노라고

두 손 마주잡고 두 발 같이 뛰면서

보고 싶어 어떻게 참았느냐며

울어도 보고

웃어도 보고

억양은 달라도 말이 통하는

우리는 한 형제라고 끌어안고

회포를 나누고 싶다

그랬으면 좋겠다

 

 


 

하영순 시인

경남 진주 태생.  현 대구 거주. 경북대학교 명예대학원2년 수료. 시사문단 등단.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에 사이버 문학활동. 시마을 작품선집 <봄비 속의 작은 명상>외 5권. 사단법인 한국 시사랑 문인협회 회원. 대한 문인협회 회원. 뜨락 동인. 뜨락동인 사화집. <내 시린 가슴으로 우주가 안겨오면> 외 2권. 바다의 샘 동인지 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