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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봉식 시인 / 뒷물
새벽기도는 그만 나가세요 어머니, 30년 동안 지겹지도 않으세요
‘네가 바늘귀를 무사히 통과할 수 있으면 좋겠구나’
제가 무간지옥인 걸요 어머니, 거울에 비친 제 몰골을 보세요
‘얘야, 죽은 네 아비를 꼭 닮았구나 내 밑이 치욕스럽구나’
네 입의 아비규환을 경계하라고 경전에 쓰여있는 걸요, 어머니 차라리 제게 세례를 주세요
‘아가야, 네가 잉태되기 훨씬 전에 이미 세례를 주었단다’
그러니 제발 새벽기도는 그만 나가세요, 어머니 밑이 헐겠어요
‘이것이 우리 가계의 회개란다, 네가 가난한 게 차라리 잘 된 일이구나’
칠순 노모 정지에서 뒷물하신다 관절염 다리 끌고 동구 밖 십리 길 예배당 가신다
웹진 『시인광장』 2010년 11월호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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