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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업 시인 / 흙 2
주말이 아니라면, 주말농장은 연고자 없는 묘같이 무책임하고 쓸쓸해 보일 테지만, 사람들 대부분이 평일에는, 열쇠를 아예 나비에게 맡겨 버린다 그러고 보니 주말에만 와야 주말농장인가 흙으로 귀의하고 싶은 주말의 사람들 갓 땅에 묻힌 묘비처럼 장엄한 번호들 4평도 못 되는 땅뙈기를 지키며 서로가 서로를 방해하지 않으려고 서로 사이에 깊은 골을 만들어 놓았다
그 날 암자에서 보았다 볼트를 바위에 박은 산악인과 달리 장비 하나 없이 절벽을 오른 야생의 민들레를 애써 사람 손으로 가꾸지 않아도 저 혼자 훌쩍 커 버린 민들레의 자수성가
헬리콥터가 나비의 얕은 잠을 방해하며 소음을 파종해 놓고 사라졌다 낮술 취한 여자가 땅을 짚고 일어서 양손의 흙을 더럽다며 손바닥 바스러지도록 털어댔다 여자는 돌아가서 그 손으로 쌀을 씻고 밥을 지어 먹을 것인데 쌀이 되기까지 전전긍긍했을 흙의 모성을 떠올리면
웹진 『시인광장』 2010년 11월호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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