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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인과 시(현대)

김제욱 시인 / 로큰롤 소년

by 파스칼바이런 2020. 6. 20.

김제욱 시인 / 로큰롤 소년

 

 

  소년은 아득하다

  볼록렌즈처럼 휘어진 골목 저편에서

  전자기타 소리에 맞춰

  리듬 짓이기듯 뛰어 온다

  주머니에 한 손 찔러 넣고

  땅바닥에 시선을 꽂아 박은 채

  한 줄기 시간으로 피어오른다

  절정이 내 동공에 박힌다

  귀가 스피커라고?

  물컹거리는 리듬을 떨어낼 수 없어

  검은 웅덩이가 발목을 휘감고

  바람이 비명을 지르며 막아서는

  낯선 시간의 윤곽을 따라

  뒤틀린 심장 소리가 뛰고 있다

  골목길 네온사인 불빛이 굽이치고

  누구도 들을 수 없는 노이즈를 호명하는

  불편한 너의 귀를 위해

  한줄기 굵은 음파가

  비상구 난간에 걸터앉는다

  소년이 숨을 멈췄을 때

  우리는 수긍할 수 있을까

  감전된 바람의 노래에 대하여

  나는 눈감은 소리들을 수집하고 있는 것이다

  카페테라스에서

 

웹진 『시인광장』 2010년 11월호 발표

 

 


 

김제욱 시인

1976년 서울에서 출생. 협성대학교 문예창작학과 졸업. 고려대학교 문학예술학과 석사 졸업. 중앙대학교 문예창작학과 박사과정 수료. 2009년 《현대시》 신인추천작품상에 〈라디오 무덤〉외 4편이 당선되어 등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