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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인과 시(현대)

정병근 시인 / 몸살

by 파스칼바이런 2020. 6. 28.

정병근 시인 / 몸살

 

 

  너라는 벼락을 맞았다

  등골이 찌르르했다 제대로 內通했다

  삭신이 쑤셨다 내통의 댓가다

  은밀한 만큼 痛症은 진하고 달았다

  나를 지불하는 중이었다

  너를 接한 몸이 나를 끙끙 앓았다

  약을 먹고 아편 같은 몇 밤을 보냈다

  아침에 눈을 뜨니 너는 흔적 없었다

  쪽지 한 장 남기지 않았다

  혹독하게 앓고 난 뒤였다

  몸의 문들이 다 열려 있었다

  들통난 나의 행방이 묘연했다

  꺼슬한 수염만이 유일한 단서였다

  너와 내통한 사흘 동안이었다

 

웹진 『시인광장』 2011년 3월호 발표

 

 


 

정병근 시인

1962년 경북 경주에서 출생. 동국대 국문과 졸업. 1988년 계간 《불교문학》 신인상을 통해 등단.  《현대시학》에 〈옻나무〉外 9편을 발표하며 본격적인 작품 활동 시작. 시집으로『오래전에 죽은 적이 있다』(천년의시작, 2002)와 『번개를 치다』(문학과지성사, 2005), 『태양의 족보』(세계사, 2010)가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