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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정옥 시인 / 잠
찰카닥, 열쇠로 잠그는 소릴 듣고 집을 나선다 돌아올 때까지 열쇠의 몸에 가둔다는 , 잠이 정지된 것처럼 문을 잠근 집안도 정지된 상태다 며칠 집을 비우고 돌아와선 곧장 들어가기보다 흔들지 않고 조금씩 기척을 냈다 집안곳곳의 슬픔을 치료해주는 주인은 잠의 신 모르페우스다 자주 잠이 깨기도 한다 모두 잠에 빠져 혼자만 눈뜨며 죽어있는 것 같다 누가 다급하게도 부르는데 잠이 깨워지질 않는다 몸 속으로 마음이 들어가려고 버둥거린다 몸이 잡히질 않는다 찰카닥, 잠글 때처럼 일치돼야 하는데 열쇠의 몸에 가두질 못했다 잠시지만 얼마나 먼가 다급하게 불러 몸 속을 나온 마음이 응대하는 사이 몸이 앞으로 몇 발자국 먼저간 것 , 문밖에 세워놓으면 불안하다 집은 살면서 만들어 놓은 또다른 몸이다 안에 다 내장되어있다 노숙자들이 자주 비틀거리는 건 누군가 불러내 몸 속을 나온 지가 오래되었기 때문이다 아무도 잠가주질 않는다
끝내 몸 속을 못 찾아 울부짖다 들어갈 곳이 점점 박명(薄明)하다 멀리 못 가고 제 입김, 벗어 놓은 옷들 포도넝쿨 문양의 밥그릇 가까이 머무적거리고 있을 뿐이다 죽음도 이것이다 잠깐의 잠동무
웹진 『시인광장』 2011년 3월호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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