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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인과 시(현대)

고영 시인 / 처절한 풍경

by 파스칼바이런 2020. 6. 29.

고영 시인 / 처절한 풍경

 

 

새끼를 낳은 누렁개가 대문 앞을 어슬렁거린다.

오지 않는 인기척을 기다린다.

여섯 마리 새끼들. 어미 그림자 속에 숨어 젖꼭지를 빤다. 말라붙은 젖꼭지를 물어뜯는다. 입안에 고이는 통증. 침이 되어 흐른다. 어미는 자꾸 엎어져있는 빈 밥그릇에 눈길이 간다.

목에 걸린 줄을, 어미가, 원망스럽게 쳐다본다.

 

웹진 『시인광장』 2011년 3월호 발표

 

 


 

고영 시인

1966년 경기도 안양에서 출생, 부산에서 성장. 2003년 《현대시》로 등단. 시집으로 『산복도로에 쪽배가 떴다』 (천년의시작, 2005)와『너라는 벼락을 맞았다』(문학세계사, 2009)가 있음. 제1회 <질마재해오름문학상> 수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