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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은영 시인 / 내 사랑 나의 친구여
내 사랑, 나의 친구여 오늘따라 눈물 나게 그대가 그립다. 잊힌 것들을 위하여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우리가 만날 때 서로에게 잊힌다는 인식을 하면서 살아가는 사람은 없기 때문이다 그러기에 그대도 흐르고 나도 흘러가는 일
다만, 우리의 만남도 과거가 되기 위해 시간 위를 걸어가는 것이다 그러고 보면 그대와 만남이 생애 한번 맺은 얼마나 소중한 인연인가 얼마나 아름다운 인연인가
우리가 각각 주검의 문턱까지 함께 걸어 갈 소중한 관계로 남아야 하기에 오늘 따라 나는 그대가 눈물이 날만큼 그립다 내 사랑, 나의 친구여
고은영 시인 / 멍울 진 그리움
바람이 불면 작은 나뭇가지들이 흔들린다 영혼이 흔들린다 때론 가시에 찔린 옹이마다 피맺힌 이슬 꽃이 핀다
빈 동공 너머에 수평선처럼 먼 곳 눈길이 닿는 그곳엔 항상 네가 있다 영원한 보고픔의 소리로 다가와 미소짓고 서성이는 네가 있다
마음에서 지워 버리고 싶은 기억 저편에서 차마 고백 할 수 없는 아픔으로 군데군데 멍울 져 강물같이 흐르는 추억 속 모든 그리움으로 네가 거기에 있다
고은영 시인 / 새벽을 걷는 봄비
절망을 맛보지 않은 자는 행복의 진정한 가치를 가늠할 수 없다 한 때 나의 절망은 위험 수위를 넘었고 미치광이처럼 광폭하게 내게로 달려들었다
이 도봉산 언저리에 산 안개 뿌연 장막의 심연으로 봄 비가 추적추적 밤을 적신다 몇 개의 가로등만 구획을 가르고 점점이 고독한 빛들은 흩어진 채 출렁인다
아, 빗줄기 그리움에 흠씬 젖은 리듬은 어김없이 새벽 침묵을 깨트리고 피를 토하듯 그리운 이름들을 호명하고 있다
고은영 시인 / 외로움의 정체에 대하여
밤마다 심장 가르는 끈적이는 서글픈 정체불명의 바람 같은 것
낯선 거리에 휩쓸리는 초라한 추위를 동반하여 늘 무위로 끝나는 방황
불면의 얼굴로 다가와 동공을 비워내고 폐부 깊숙이 통증을 수반하는
너! 그래, 그건 늘 덜 맞는 옷처럼 이질감 주는 외로움 그것이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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