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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인과 시(현대)

고은영 시인 / 내 사랑 나의 친구여 외 3편

by 파스칼바이런 2020. 7. 1.

고은영 시인 / 내 사랑 나의 친구여

 

 

내 사랑, 나의 친구여

오늘따라 눈물 나게 그대가 그립다.

잊힌 것들을 위하여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우리가 만날 때

서로에게 잊힌다는 인식을 하면서

살아가는 사람은 없기 때문이다

그러기에 그대도 흐르고

나도 흘러가는 일

 

다만, 우리의 만남도

과거가 되기 위해

시간 위를 걸어가는 것이다

그러고 보면 그대와 만남이

생애 한번 맺은

얼마나 소중한 인연인가

얼마나 아름다운 인연인가

 

우리가 각각

주검의 문턱까지 함께 걸어 갈

소중한 관계로 남아야 하기에

오늘 따라 나는 그대가

눈물이 날만큼 그립다

내 사랑, 나의 친구여

 

 


 

 

고은영 시인 / 멍울 진 그리움

 

 

바람이 불면

작은 나뭇가지들이 흔들린다

영혼이 흔들린다

때론 가시에 찔린 옹이마다

피맺힌 이슬 꽃이 핀다

 

빈 동공 너머에 수평선처럼 먼 곳

눈길이 닿는 그곳엔

항상 네가 있다

영원한 보고픔의 소리로 다가와

미소짓고 서성이는 네가 있다

 

마음에서 지워 버리고 싶은

기억 저편에서

차마 고백 할 수 없는 아픔으로

군데군데 멍울 져 강물같이 흐르는

추억 속 모든 그리움으로

네가 거기에 있다

 

 


 

 

고은영 시인 / 새벽을 걷는 봄비

 

 

절망을 맛보지 않은 자는

행복의 진정한 가치를 가늠할 수 없다

한 때 나의 절망은 위험 수위를 넘었고

미치광이처럼 광폭하게 내게로 달려들었다

 

이 도봉산 언저리에

산 안개 뿌연 장막의 심연으로

봄 비가 추적추적 밤을 적신다

몇 개의 가로등만 구획을 가르고

점점이 고독한 빛들은 흩어진 채 출렁인다

 

아, 빗줄기

그리움에 흠씬 젖은 리듬은

어김없이 새벽 침묵을 깨트리고

피를 토하듯

그리운 이름들을 호명하고 있다

 

 


 

 

고은영 시인 / 외로움의 정체에 대하여

 

 

밤마다 심장 가르는

끈적이는 서글픈

정체불명의 바람 같은 것

 

낯선 거리에 휩쓸리는

초라한 추위를 동반하여

늘 무위로 끝나는 방황

 

불면의 얼굴로 다가와

동공을 비워내고

폐부 깊숙이 통증을 수반하는

 

너! 그래, 그건

늘 덜 맞는 옷처럼 이질감 주는

외로움 그것이었구나

 

 


 

고은영(宵火) 시인

1956년 제주도 남제주군 출생. 아호 소화(宵火=밤의 불꽃이란 뜻). 서양화가, 시인, 수필가이면서 여러 군데에서 문학상을 받았다. 월간 신춘문예, 한울 문학, 시사문단 시 부문 신인상 수상 등단.. 한울 문학 수필부문 신인상 수상. 문학 넷 작가 동인, 한국 수필가협회회원, 세계문인협회회원, 한국문인협회회원, 휴먼메신협회회원, 국제화우회회원, 그린아트 회원. 대한민국 여성 공모 다수 입상을 했다. 그런가 하면 미술 쪽에서도 나름대로 일가를 이루고 있다. 대한민국 수채화 대전 다수 입상, 아시아연합 전, 홍콩작가 교류전 등 그리고 시화집 <그리움이 어두워질 때까지> 을 펴냈다. 뉴스서울 연작 시 연재중. 아름다운 가정 고은영 시와 갤러리 연재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