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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은영 시인 / 욕망에 대하여
사람들은 수평이 아니라 수직을 꿈꾼다 수평으로 뻗는 가지를 치면서 오로지 수직만을 달리는 무서운 욕망의 직립(直立) 그것은 고집일 수밖에 없는 슬픔 눈을 뜨면 모든 길들은 희미해지고 욕망이 존재하는 한 오랜 불만처럼 다시 모든 길들이 지워진다 이상한 일이다 욕망은 왜 아픔을 동반하고 슬픔과의 동침을 원하는 것인가 그리하여 무수한 절망을 출산하는 것인가
고은영 시인 / 인생
왜 절망이 없겠느냐 왜 아픔이 없겠느냐 왜 고통이 없으며 왜 상처가 없겠느냐 사람인 까닭이라
삶이란 생을 마감하는 그 순간까지 수많은 절망과 상처와 깊은 고독과 외로움의 아픔을 달래 가는 것
덧난 상처를 싸매고 그래도 시간을 휘적이며 모든 절망을 건너고 소박하고 참된 진실에 다가서는 것
사람다운 따뜻한 가슴을 그리고 선한 눈을 회복하고 마음 빈곳마다 눈물로 키운 착한 심성과 고운 배려로 인생의 모든 노여움을 불식시키고
누구나 아름다운 황혼에 다다르기를 소망하는 것
고은영 시인 / 춘삼월 봄으로 오소서
겨우내 고체로 굳었던 심중에 눈 흘기고 돌아선 추위는 지각변동을 일으켜 이제 눈물로 영혼을 씻어 내립니다
감성 그 덩어리에서 솟아오른 향기 풀어 천지를 진동하므로 오라 하지 않아도 임 그리운 사랑은 싸리 꽃 마냥 봉오리 맺고
칼날처럼 모난 구석마다 부드럽게 휘감아 오는 훈풍 타 수줍은 순결의 속살 드리운 희디흰 소복으로 맞고픈 내 임
풀빛 울음 울어 눕던 자리마다 고운 임 형상 더듬던 꿈자리로 캄캄한 밤길을 돌아 촛불 하밝히고 춘삼월 봄으로 오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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