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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인과 시(현대)

허은희 시인 / 불면

by 파스칼바이런 2020. 7. 1.

허은희 시인 / 불면

 

 

  1

 

  어둠이 짓누른다

  머릿속에 까치집이 하나 둘씩 늘어난다

  둥지 속에 알을 낳는다

  부화를 시작한 새끼들에게 이름을 지어준다

  마음에 들지않아 다시,

  또 다시,

 

  감긴 눈꺼풀 위로 흰 그림자 떨어진다

 

  2

 

  오늘은 숨바꼭질을 하자

  밤마다 술래

  머리카락 보여도 눈감아 줄게

  치맛자락 보여도 찾지 않을게

  못 찾겠다 꾀꼬리 못 찾겠다 꾀꼬리

  메아리만 들려오는 으스스한 골목

 

  이 골목엔 사람들이 살지 않는다

 

웹진 『시인광장』 2011년 4월호 발표

 

 


 

허은희 시인

1966년 인천에서 출생. 2003년 《시를 사랑하는 사람들》로 등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