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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연배 시인 / 꽃들은 모두 다르게 산다
누구나, 살면서 꽃이거나 향기 나는 사람이 되고 싶어한다. 때론 격렬히 때론 우아하게 마음을 살피고 몸을 드러내지만 꽃이 되고 향기가 되는 일이 어디 쉬운가. 그런즉 들로 나가 꽃을 만나 보라. 향기를 맡아 보라. 그대가 바라는 꽃들, 향기들 지천으로 피어나고 공간 구석구석 은은히 깃들여 있다. 그리고 자신에게 물어 보라. 무엇을 보고 느꼈는가를.
꽃들은 모두 다르게 산다 다르게 사는 것이 꽃이고 향기다. 나이를 먹는다는 것
구연배 시인 / 꽃무릇
올곧은 채로 살다가 외로워지는 날이 오면 꽃이 되는 마음도 타래처럼 얽힌 인연으로 가슴이 탄다
흔적은 있는데 찾을 수 없는 만날 수 없는 내 안의 그대
그대 안의 나를 위하여 부지런히 일궈놓은 꽃밭에 선명히 찍힌 새벽새 발자국
상사화!
누가 붙인 이름인가 불같고 얼음 같고 영영 이별인 먼 인연의 걸음으로 앉은자리에서 마음만 흔들며 살아간다.
구연배 시인 / 꽃바람
꽃바람은 하늘을 향한 가장 극렬한 몸짓 그러므로 꽃밭에서는 두 마음을 품지 마시라 불붙거나 얼어붙거나 사랑이거나 치정이거나 오직 한마음만 꽃일 수 있고 향기일 수 있느니
구연배 시인 / 꽃씨. 1
꽃은 필 때 목숨을 건다
실바람에 흔들리는 꽃잎의 눈부신 관능을 보라
죽음이 아니고는 맛볼 수 없는 씨방 속에 꿀 한 방울 숨겼으니
그러므로 그대여 목숨 거는 사람에게 방문을 열어라
꽃씨는 스스로 책임지는 사랑의 긍휼한 대가다.
구연배 시인 / 눈오는 날
엽서를 습니다. 폭설의 함박눈처럼 그리움을 꾹꾹 눌러씁니다. 싸드락 싸드락 쌓이는 눈 소리 엽서를 쓰는 글씨 소리. 제 발자국 소리를 듣는 마음은 그래서 하얀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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