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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보경 시인 / 오래된 항구에 대한 편견
그곳에 가면, 등 근육이 실한 사내를 만날 수 있을 것이다 황동으로 빚은 햇살을 등에 걸머지고 한 일자로 멈추어 서 있는, 입술이 두터운 그 사내 오래된 항구의 구색을 비로소 완성해 주는 그 사내 낮은 지붕을 인 선술집이 술에 취해 흔들거리고 깨어진 술병들은 입을 벌린 채 늦은 아침잠을 자는, 오래된 그 항구의 끄트머리에 항구를 늘 항구이게 해주는 그 사내 질긴 육질 같은 파란이 넘실거리고 있을 것이다 가끔 그 사내 바다의 뒤켠에 숨어 숨죽인 울음을 베어 물 때 파도는 모데라토 칸타빌레로 바다를 연주하고 망가진 부스러기를 물고 날아온 지친 갈매기들은 어둑어둑한 남저음의 뱃고동 소리로 오래된 항구의 붉은 저녁을 두텁게 덧칠할 것이다
항구는 늙어가도 그 사내, 불로초처럼 끝내 살아 기지개를 켤 것이다
웹진 『시인광장』 2011년 3월호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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