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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인과 시(현대)

김신영 시인 / 기도하지 않는 날이 늘었습니다

by 파스칼바이런 2020. 7. 2.

김신영 시인 / 기도하지 않는 날이 늘었습니다

 

 

  두 손을 가지런히 모으고도

  기도하지 않는 날이 늘었습니다

  하나님께 무릎 꿇지 않고

  생각없이 사는 날이 많아 졌습니다

  어머니를 찾아뵙지 못하고

  날이 밝아도 숨어 지냈습니다

  줄 일은 생각하지 않고

  못 받은 사랑만을 탓 했습니다

  받은 것은 기억하지 못하고

  내 것을 주기는 싫었습니다

  고양이 배고파 밤 새 운다고 해도

  생선 한 조각 내어주지 않았습니다

  맨드라미 씨 검은 뼈에다 귀대고

  물길 막힌 세상 만나 길이 트이지 않는다고

  한탄을 거듭했습니다

  세상이 어려울 때에 용감해 지는 것이라고

  지금 이 판국을 탓 했습니다

  그러는 중에도

  강물이 흐르고 있었습니다

  어제의 강물과 오늘의 강물이 다르다는 것을

  알지 못하는 사이에도

  물이 바다로 흘러 들어가고 있었습니다

 

웹진 『시인광장』 2011년 4월호 발표

 

 


 

김신영 시인

충북 중원에서 출생. 1994년 《동서문학》으로 등단. 저서로는 시집으로 『화려한 망사버섯의 정원』 (문학과지성사, 1996)과 『불혹의 묵시록』(천년의시작, 2007)과 평론집 『현대시, 그 오래된 미래』(한국학술정보, 2007)가 있음. 현재  웹진 『시인광장』 편집위원.  홍익대와 대전대학 외래교수로 출강 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