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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서림 시인 / 입구도 모르는
커피전문점보다 여전히 다방이 더 익숙해서 들어가기 편한 동네 쭈글쭈글한 인생들이 대낮부터 지하 88다방에 죽치고 앉아 금붕어처럼 뻐끔뻐끔거리고 있다 쉽게 열었다 금세 망하는 미장원들만 있고 기껏해야 하루방 똥돼지, 삼겹살집만 있다 새로 들어온 대형할인마트가 문어처럼 이 누추한 동네 구석구석에다 빨판을 들이대고 돈을 흡착한다 참말로 이 동네에는 어디서 냄샐 맡고 왔는지 뉴타운 ․ 재개발 부동산업자들이 피라냐처럼 우글거린다 이 동네에도 英數학원버스가 들락거리고 폐지 팔아 만든 돈 뜯어가는 아들이 있고 간통이 있고 집 나간 여편네가 있다 천막지붕의 구멍가게에서는 여느 동네와 마찬가지로 먹고 싸는데 없어서는 안 될 생필품들을 팔고 있다 건달들이 많아 당구장이 잘되고 삼천 원짜리 손칼국수가 잘 팔리는 동네 내가 결코 들어갈 수 없는 입구도 모르는 이 동네가 뜯기면 끽 소리도 못하고 짓뭉개져서 어디로 흘러가 사라지나, 사라지나
웹진 『시인광장』 2011년 4월호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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