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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필균 시인 / 1월
새해가 밝았다 1월이 열렸다
아직 창밖에는 겨울인데 가슴에 봄빛이 들어선다
나이 먹는다는 것이 연륜이 그어진다는 것이 주름살 늘어난다는 것이 세월에 가속도가 붙는다는 것이 모두 바람이다
그래도 1월은 희망이라는 것 허물 벗고 새로 태어나겠다는 다짐이 살아 있는 달
그렇게 살 수 있는 1월은 축복이다
목필균 시인 / 3월
햇살 한 짐 지어다가 고향 밭에 콩이라도 심어 볼까 죽어도 팔지 말라는 아버지 목소리 아직 마르지 않았는데
매지구름 한 조각 끌어다가 고운 채로 쳐서 비 내림 할까 황토밭 뿌리번진 냉이꽃 저 혼자 피다 질텐데
늘어지는 한나절 고향에 머물다 돌아가는 어느 날 연둣빛 꿈
목필균 시인 / 7월
한 해의 허리가 접힌 채 돌아선 반환점에 무리 지어 핀 개망초
한 해의 궤도를 순환하는 레일에 깔린 절반의 날들 시간의 음소까지 조각난 눈물 장대비로 내린다
계절의 반도 접힌다
폭염 속으로 무성하게 피어난 잎새도 기울면 중년의 머리카락처럼 단풍 들겠지
무성한 잎새로도 견딜 수 없는 햇살 굵게 접힌 마음 한 자락 폭우 속으로 쓸려간다
목필균 시인 / 8월
누구의 입김이 저리 뜨거울까
불면의 열대야를 아파트촌 암내난 고양이가 한 자락씩 끊어내며 울고
만삭의 몸을 푸는 달빛에 베란다 겹동백 무성한 잎새가 가지마다 꽃눈을 품는다
목필균 시인 / 9월
태풍이 쓸고 간 산야에 무너지게 신열이 오른다
모래알로 씹히는 바람을 맞으며 쓴 알약 같은 햇살을 삼킨다
그래, 이래야 계절이 바뀌지 다시는 돌아오지 못할 한 계절이 가는데 온몸 열꽃 피는 몸살기가 없을까
날마다 짧아지는 해 따라 바삭바삭 하루가 말라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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