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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지월 시인 / 빈 마당과 빨랫줄 ㅡ시산방 시편
어제는 마당가에 빨랫줄을 치고 속옷가지 널어놓은 그 빨랫줄에 오늘은 속옷가지들 걷어냈네 말 없는 속옷가지들 무슨 잘못 있다고 비바람에 치이고 이리저리 비벼지고 구겨져 빨랫줄 오르내리는가 극락이 저 빨랫줄 너머 있다면 새들은 나뭇가지 옮겨 앉으며 떠나지 않는지, 왜 나는 무대책으로만 살아가는지 밤이 오면 달님이 명경 하나 들고 문안 들겠지만 그도 늘 설움덩이로 일그러지기도 하고 차오르기도 하며 이 세상 떠나지 못하는 것 보면 당분간 빨랫줄은 심심할테고 빈 마당에는 아무 일 없을 것이다
웹진 『시인광장』 2011년 5월호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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