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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의수 시인 / 시(詩)로 쓰는 편지 -최서림 雅兄에게
교수들은 뼈가 없다는 걸 안다. 뼈가 없어야 모든 말들을 들을 수가 있다. 큰 그릇이 될 수가 있다. 교수는 먼저 인간이 되고 그리고 교수가 된다. 부산대 이동언 건축과 교수는 최서림 시인을 좋아한다. 두 사람은 영적으로 하나의 다른 두 분신이다. 이 교수에게 건축은 무한한 시공간이 하나로 만나는 세계이다. 최서림 또한『물금』의「집의 역사」에서 “모든 집에는” “나무들처럼 자세히 들여다보아야만/ 겨우 보이는 사람들의 역사가 숨어 있다”고 화응하듯 쓰고 있다. 건축은 벽돌로 쌓는 신의 시편이고, 시는 언어로 짓는 신의 마을이다. 그곳에는 시공간이 하나로 연결되어 있다. 시간은 무한히 늘어나기도 무한히 줄어들기도 한다. 시인은 은유로써 시공간을 출입한다. 그곳에는 언어의 정령들이 살고 있다. 언어의 정령들을 부리는 건 시인이다. 그리고 신은 시인의 영혼을 움직인다.
영설 화백에 의하면, 나무와 공기, 돌을 하나로 바라보는 신은 온 몸이 눈이다. 신은 이마도 손도 눈이다. 최서림은 새와 공기와 돌을 하나의 사물로 보아낸다. 신에게 모든 사물은 하나이다. 그리고 모두는 하나의 생명이다. “내 시린 몸에서 그쪽으로 뻗어나간 자미나무 맨 가지가 잿빛 하늘 속에 모세혈관처럼 스며들고 있다(「비오리」)”. "마을마다 시가 넘실대던 시절이 있었다 집집마다 다른 손맛으로 익어가고 있었다 속을 삭히고 말을 삭히는 솜씨 따라 하늘과 땅의 기운을 빌려 오는 솜씨 또한 달랐다"(「푹」)고 시인은 말한다. 최서림의 이번 시집에는 신의 형상이 보다 분명하게 드러난다. 신은 한 그루 나무이기도 하고 신은 초라한 노숙인이기도 하다. 그리고 한 사람의 시인이기도 하다.
- 신의 깊은 속살을 감지하는 시인에게 경의를 표하다.
* 그림 : 영설 서상환의 Mandala-eyes
웹진 『시인광장』 2011년 5월호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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