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시인과 시(현대)

박지영 시인 / 한 영혼 잠시 젊어지네

by 파스칼바이런 2020. 7. 3.

박지영 시인 / 한 영혼 잠시 젊어지네

 

 

  한 노래가 있어

  오래 된 그 노래를 들으면

  한 영혼은 젊어져

  어딘 줄도 모르는 낯선 곳을 헤매네

  오래된 노래를 따라

  언제가로 돌아가면

  한 시절이 돌에 새겨진 이름처럼 또렸해지네

  비를 맞으면 그 이름이 더 선명해지듯

  그 노래는 당신을 가장 빨리 떠올리고

  당신에게 가장 가까이 가는 노래

  노래는 과거와 과거를 향해 가다가

  마치 따라오지 못한 영혼을 기다리듯

  매우 천천히 흘러나오네

  오래되고 슬프고 나른한 노래

  외롭고 슬픈 한 영혼 그 노래에 기대 젊어지네

 

웹진 『시인광장』 2011년 5월호 발표

 

 


 

박지영 시인

1956년 경북 의성에서 출생. 이화여대 불어교육과 졸업. 계명대학교 문예창작학과 박사과정 수료. 1992년 《심상》을 통해 등단. 시집으로 『서랍 속의 여자』(민음사 , 1995)와 『귀갑문 유리컵』(문학세계사, 2002)이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