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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인과 시(현대)

서영택 시인 / 잉여의 나날

by 파스칼바이런 2020. 7. 8.

서영택 시인 / 잉여의 나날

 

 

내 가슴엔 푸른 잉어가 산다

말을 할 때마다 잉어가 쏟아진다

 

지나가는 당신의 가방에서도 흘러내린다

차선을 넘고 도로마다 가득하다

 

잉어가 꿈틀거린다 그림자가 일그러진다

벽을 가른다

후회는 절망의 냄새로 기억된다

지금부터 잉어가 아니라 잉여다

 

폭우는 모든 걸 허물지만

한번 세워진 제도는 무너지지 않는다

 

절망은 절망의 태도를 낳는다

보이지 않는 권력이 지배하는 사회

지하로 편입된 나는 잉여를 먹고 산다

 

문들은 더 견고해지고 벽들은 높아진다

 

비가와도 젖지 않는 것들이 있다

밟아도 밟히지 않는 것들이 있다

 

계간 『시산맥』 2019년 겨울호 발표

 

 


 

서영택 시인

경남 마산에서 출생. 2011년《시산맥》으로 등단. 시집으로『현동381번지』(한국문연, 2013)이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