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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민 시인 / 당신이라는 감옥
새벽 두 시에 당신은 지상으로 굴러 떨어진다 차가운 방바닥에 엎어져 내 이름을 부른다
방문을 열고 들어가면 당신은 태아처럼 몸을 웅크린 채 손가락을 빨고 있다 틀니가 사라진 주름 많은 입, 항문을 닮았다 입에서 항문에 이르는 붉은 동굴을 상상하며 나는 당신의 고통이 기억하지 못하는 자궁 속의 당신과 마주한다
당신을 둘러싼 사각의 벽들은 귀퉁이가 잘 맞는다 이 완벽한 큐브는 당신이 살아갈 새로운 우주 그곳에 당신의 몸을 빠져나온 굴촉성 시간들이 고여 있다 침 묻은 솜사탕처럼 진득거리는 어떤 위안 혹은 불안의 흔적들이
이토록 붉게 타오르는 어둠, 당신의 등뼈를 더듬으며 어둠의 바깥쪽으로 흘러내렸을 마그마, 당신의 골반과 허리 사이에서 죽음처럼 고요해진 불의 협곡, 그리고 언제나 운명 보다 한두 발짝 뒤에서 터벅터벅 걸어오던 당신의 영혼
당신의 이마를 가로지른 주름의 깊이를 재본다 당신의 발바닥이 끌고 온 대지의 중력을 가늠해본다 당신의 해마를 빠져나온 푸른 멍들의 기억을 핥는다 관절 하나하나 꺾어가며 오독오독 당신을 씹어 삼킨다 당신이라는 하늘, 당신이라는 감옥에 갇히기 위해
오늘 또 나의 눈 먼 하루가 지상으로 추락한 천사를 부른다 당신, 내 슬픔의 두 번째 숙주 모든 것의 처음이자 끝인 내 심장의 두근거림 생의 절반이 잠복기였던 살아 있는 주검
반년간誌 『내일을 여는 작가』 2014년 하반기호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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