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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인과 시(현대)

김동원 시인 / 동전(銅錢)타령 외 6편

by 파스칼바이런 2020. 7. 12.

김동원 시인 / 동전(銅錢)타령

 

 

나라꽃은 무궁화

일원짜리다

 

십원이면

다보탑이 내 것이고

 

오십원이면

황금물결 출렁이는

어하 둥둥 풍년이로고

 

백원을 뒤집으면

세종대왕이 근엄하시고

 

오백원

학이 훨훨 창공을 차고 나니

태평성대로다

 

그렇다

그럴까

그런대

 

개도 안 먹는 돈에

나나 아내가

벌 벌 떨어야 하는 까닭은...

 

 


 

 

김동원 시인 / 루사가 지난 길

 

 

뿌리째 거덜 내려는 듯

밤새 폭우는

분노를 삯이지 못해

아우성을 치더니

제풀에 주저앉고

 

청산은 보란 듯

도도만 한데

 

아!

비수보다 더 날 찬

너와 나의 이기심

하늘도 치를 떨어

 

짐승아

이마 위에 하늘을 두고

네 죄를 시방도 모르느냐

가람이 역류하데 그려

 

 


 

 

김동원 시인 / 만남

 

 

50년 엮은 얘기 책

삼일 밤 낮 읽으며 내내 울었소

칠천만이 울고

하늘을 빗겨 날던 새도

지축이 흔들리게 통곡을 하였소

 

귀먹은 오마니

백발 된 자식

서로는 얼싸안고 하 기막혀

울지 말자 울지 말자

울기도 아까와 목 메이고

방울방울 떨어지는

눈물만이 진실 이였소

 

누구냐

긴 50년

칠천만 가슴에 말뚝 박은

너는 정녕 무엇이더냐

 

용서해주자

탁 터놓고 용서해주자

오마니

아바지

손에 손잡고 다시는 헤어지지 말자

잡은 손 꼭 잡고 더는 울지도 맙시다.

 

 


 

 

김동원 시인 / 모정(母情)의 초상(肖像)

 

 

우렁이

제살

몽지리 주고

 

달랑

빈껍데기

 

오!

울 엄니

빈껍데기여

 

 


 

 

김동원 시인 /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시꺼먼 광목 빤스

가랑이 사이

척 늘어진

고놈이 밉잖든

친구

불알친구야

 

그때,

그 골목쟁이

무궁화 꽃

시방도 피어 있더냐.

 

 


 

 

김동원 시인 / 방귀 1

-참어라-

 

 

바람 솔솔

소나무 아래 모두 모여

 

뽕 나무가

했걸랑

 

대나무가

떼끼 놈

 

참나무가

얼렐레...

머라 그랬게요

 

 


 

 

김동원 시인 / 방귀 2

 

 

할배 무릎 배고

뽕~

했걸랑

떼끼 놈

엉덩이가 얼얼

 

엄마가

할배 앞에서

뽕~

하길래

떼끼놈 했더니

홍당무가 되었네

가제 눈 좀 보래요

향토(鄕土) 서정(抒情)의 재조명(再照明)

 

 


 

김동원 시인

1962년 경북 영덕 출생. 대구한의대 국어국문학과 졸업. 1994년『문학세계』‘시 부문’ 신인상 수상으로 등단. 1997년 1시집『시가 걸리는 저녁 풍경』출간. 2002년 2시집『구멍』출간. 2004년 3시집『처녀와 바다』출간. 2007년 동시집『우리 나라 연못 속 친구들』출간. 2011년 시 에세이집『시, 낭송의 옷을 입다』출간. 2014년 평론집『시에 미치다』출간. 2015년 대구예술상 수상. 2016년 4시집『깍지』출간. 2017년 매일신문 신춘문예동시당선. 2017년 운당 김용득 자서전『동화요변』출간. 2018년 동시집『태양 셰프』출간. 2018년 편저『저녁의 詩』출간. 2018년 대구문학상수상. 현재) 대구시인협회 부회장. 대구문인협회 시분과위원장, 한국시인협회원. 『텃밭시인학교』운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