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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인과 시(현대)

박수빈 시인 / 자연은 경계가 없다

by 파스칼바이런 2020. 7. 12.

박수빈 시인 / 자연은 경계가 없다

 

 

  군사분계선 7km지점

  팻말을 읽으며 임진각 계단 오른다

  관광객과 외국인 근로자와 실향민이 섞여

  울창한 녹음에 뙤약볕을 나눠가진다

  다들 무슨 생각 하는 지

  망배단에서 기도하거나 향 피우며 묵념한다

  자유의 다리를 보다 움찔,

  매캐해진다

  철조망과 교각 밑이 온통 담쟁이 넝쿨

  손에 손을 얼싸안고 경계를 지운다

  남과 북 주장했던 외침은

  이념을 넘지 못해도

  심장 모양의 푸른 전령사들이

  담벼락 붙잡고 저 너머까지 이어져

  눈시울이 그윽해지고 있다

  담쟁이처럼

  새들처럼

  사람도 유유히 오가는 날은 언제일까

  막힌 그리움이 머무는 마음결이 어디 저 뿐일까

  통하고 싶은 다양한 통일로

 

웹진 『시인광장』 2011년 7월호 발표

 

 


 

박수빈 시인

광주에서 출생, 아주대 대학원 국문과 박사과정 졸업. 2004년 시집 『달콤한 독』으로 작품활동 시작. 논저 『백석과 서정주의 서술시 비교연구』가 있음. 현재 아주대 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