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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원 시인 / 빈자의 노래6 -퇴직-
금이 간 뚜가리라고 저만치 팽개치던 그 날
장작불로 이글이글 청춘을 불 지르던 이십년 막은 내렸다
무리를 이루던 군상들, 기억 속으로 걸어가고
이제. 혼자인 얼굴 바람이 차갑다
김동원 시인 / 빈자의 노래7 -정치-
들치면 들칠수록 진동하는 꼬린내
벌어진 입마다 억 억 먹은 신파극
돈이면 귀신도 멋대로 부리는데
지조 팔아 산 명예 장 차관 쯤이야
몰러유 잘 몰러유 후려치면 먹었네유
미꾸라지 한 마리에 거덜 나는 국민정부
남 새끼 손꾸락질 제 눈은 왜 찔러
아서라 새끼 농사 맘대로 안 되느니
개판만도 못한 시상 귀 막고 눈 감을래
공납금에 허리 휘도 울 아부지 최고다
김동원 시인 / 빈자의 노래8 -근황-
白手여 남들이 흔히 말 하든 나의 두 손이여
누가 무어라 할까만 朝夕으로 눈치만 쌓이고
요즘 身手가 훤해 졌네 빈 인사에도 덜컥 중치가 메이고
빈손의 불편보다 한가한 이 육신의 무게여
아! 백수여 남의 일로만 알았든 내 빈손 하루에도 몇 번씩 씻어본다네
김동원 시인 / 빙어
친구여! 내 사랑이여 정월 대 보름엔 길 떠나 보게 기적 울리는 중앙선 열차를 타 보면 이미 본전은 건진게야 눈 쌓인 제천 역에 당도하면 의림지를 찾으시게 빙어 축제 망우리는 시름을 감아 돌고 천년 노송 읍하고 반길 걸세 기맥힌게 또 있지 군불 지핀 아랫목 빙어를 청하면 주모 손끝 투박한 사투리가 녹아나고 빙어 꼬리에 겨울이 익어가는 눈 내리는 대보름 얼음 쩡쩡 우는 의림지 잊지 마시게
김동원 시인 / 사랑
써 놓으면 단 두자이지만
하늘만큼 주고 땅만큼 주어도 모자라는 이
혹여 뉘 묻는 이 있거든 쓰다가 쓰다가 다 못쓰고 남겨두고 가는 거라고 만 하여라.
김동원 시인 / 산딸기
어허 참, 얼굴에 주근깨 여태, 못 벗었노
꺼풀 덮인 풋고추 곧추 세워 뒤꿈치 쳐들고 누가 더 멀리가나 꿈을 키우던
오줌싸개 고놈!
김동원 시인 / 삶의 짐
산책길 우연히 만난 쇠똥구리
얼레 꾀나 욕심을 부렸구나.
해는 곧 떨어질 텐데
자갈길 서둘러 힘에 겹지만
기억해 두렴 곧 깨어날 새끼를
나도 이제 댓돌 위 신발 가지런히 놓인 곳으로 가야겠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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