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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원 시인 / 새
자 옷을 벗어라
地上에 눈 씻고 天上엔 한점 疑惑도 없나니
자 어서 속옷마저도 벗어라
김동원 시인 / 새해
눈이 오므로 어두웠던 그림자 모두는 덮였다
하얗게 펼쳐 논 새벽 숫눈길
까치가 상형문자로 앞길을 트고 있구나.
ㄱㅁ ㅇㄹㅂ ㅁㄷ ㅂㅈ ㄷㅅㅇ
김동원 시인 / 석불
쉬... 조용히
세월이 하 송곳날이라
시방 눈뜰까 말까 궁리중인데
아! 내 사유의 등때기엔 언제쯤, 우담바라 한 송이 피려나.
김동원 시인 / 세월(歲月)
홑이불 같은 달력 한 장 어허 참!
날더러 어쩌라고 또 보채니 바람아,
낙엽은 자꾸, 자꾸만 발아래 자로 쌓이는데....
김동원 시인 / 세월(歲月)의 노래
이 세상 흐르지 않고 온전한 것 있으랴
물이 흐르고 구름이 산을 넘듯
아! 타는 저녁놀에 눈시울 뜨거워지는
유수와 같은 내 日月이여 땅거미가 질 무렵
성님 한잔 줘유
인생살이 다 그렇구 그런 거라구 쉽게들 말 합디다만 어디 말처럼 살어 지던가유
성님 한잔 더 줘유
아. 예전 같으면 논 한 섬지기면 떵떵거리며 한다하는 집안 아녀유 글쎄올시다 시방 어디 말이나 될 소리던가유 어제 장에 쌀 두 가마 팔어 발바닥 불나게 뒤져 겨우 중간치루 애 옷 한 벌 꾀 입혔구먼유 성님 한 병만 더 시켜유
막소주지만 실컷 먹구 먹머구리처럼 꺼이꺼이 울고 나면 혹 누가 아남유 속이라도 뻥 뚤릴지
성님 한잔만 더 줘유
먼지 홈빵 뒤집어쓰구 쎄빠지게 바둥대야 오만 오천 원 궂은 날 빼구 머한 날 공치구나면 스므날이나 일 합디까
게을러 못 산다구유 남 말이라 막말 하덜 말어유
시방 시절이 사주나 팔자대로 살도록 어디 놔 듭니까
갈래유 한잔만 더 줘유 성님
산만한 근심을 짊어지고 터덜터덜 가고 내 빈 술잔을 넘치는 눈물이여 한숨이여.
김동원 시인 / 소낙비
해질 녘 금방이라도 세상을 요절 낼 듯 천둥 번개를 등에 업고 난리를 치더니
오라 떨어지며 곰곰이 생각해도 여린 꽃망울이 퍽 안쓰러웠던 걸까
땅에 닫기가 무섭게 슬며시 그 옆에 드러누워 어느새 졸졸
아 천둥 번개 치던 내 젊은 날의 성급한 꿈속에 행여 지금쯤 새순하나 당차게 올려 밀려나
김동원 시인 / 소백산에 꽃불이여!
철쭉꽃 호들갑 떨거든 단양에 들려보게나
風聞처럼 활 활 타는 산 손맞이 손색이 없고 시장기 찾아들면 차부 앞 장다리 식당이 쓸만하이
웃음꽃 쥔댁도 살갑고 손 끝 맵기로 소문이 자자하지
단양 육 쪽 마늘 조선 천지가 다 아는 비아그라 그 아닌가.
혹여 하체가 허 하거든 마늘정식을 권하겠네.
밥 도적은 약조하네만 지갑 거덜 나는거 나는 모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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