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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인수 시인 / 저격수
새벽 5시, 눈을 떴지 성에 낀 창문을 활짝 열었지 뺨을 휘갈기는 칼바람의 기습 옷을 훌러덩 벗고 알몸이 되었지 냉수 목욕을 했지 젖망울 주위에 소름이 가득 돋아났지 아내와 아이들은 아직 자고 있었지 팔굽혀펴기 백회를 했지 검붉은 생피를 마시듯 자주색 양파를 날것으로 깨물어먹었지 매워라, 양파가 나를 저격했지 눈물 콧물이 마구 끈적하게 흘러내렸지 늘어진 혀를 팽팽하게 회생시켜라 침샘을 뒤흔들고 뇌세포를 뒤집어라 고봉 가득 묵은지를 찢고 고등어를 발라 입 안에 넣었지 살쾡이처럼 으르렁거리며 식사를 했지 6시 50분, 여명이 채 거치기 전 교문을 들어섰지 발톱을 세우고 맹수의 은밀한 걸음걸이로 오는 3학년 3반의 청춘들이 하나 둘 보였지 녀석들은 테러리스트들이며 저격수임을 직감적으로 알 수 있지 적(敵)들은 누구인가 나 또한 저격수가 되고자 했지 시대의 심장을 조준했고 물어뜯었지 오늘도 가혹하고 징그러운 청춘들이여 수많은 표적을 향해 충혈된 눈알을 장전하기 위해 교문을 들어서고 있지
웹진 『시인광장』 2011년 8월호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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