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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무령 시인 / 무적의 왕
왕국을 지킨 마지막 전사들은 산채로 손톱이 뽑혔다 제일 나이가 어린 전사의 입에서 쏟아진 밥알들은 까마득한 유성처럼 떨어지는 추문이 되었다
한때, 출정하는 무적(無敵)의 왕이 비단뱀에 묻은 수풀의 새벽 습기를 마시던 밀교의 자리 곤두선 검은 깃발엔 새로운 자의 문장(文狀)이 달콤한 피의 냄새로 새겨졌다
절단된 왕의 사지를 넣은 절편은 가장 먹기 쉬운 축제의 음식이었다 절편을 문 꼬마들이 깔깔대며 연신 축포를 쏘아 올렸다 내일의 희망이 역병처럼 번져나갔다
누가 대낮에 땀 흘리며 강둑에서 낚시를 하고 있다 누가 고급 주택 단지 광고판 속에 들어가 왕관을 벗기고 있다. 누가 기계를 돌리던 손으로 경마장 3번과 5번 말의 고삐를 움겨 쥐고 있다
역병에 걸린 유랑이 마지막 무릎을 대는 자리 장검을 빼어든 소의 뼈와 살을 단박에 이분법적으로 가르는 포정(疱丁)인 성안의 우물을 끌어오는 일급 기술자인 정문을 오가는 바람의 냄새를 제일 먼저 가늠하는 문지기인 무적(無籍)의 왕들이 앉아 있다
웹진 『시인광장』 2011년 8월호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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