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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란 시인 / 빅 브라더
그가 화장을 한다 바스라지기 직전의 낙엽같은 얼굴 위에 공들여 눈썹을 그린다. 언제 어디서 찍힐지 모르니까, 혼잣말을 중얼거리며 적어도 눈썹 하나는 짙게 덧그린다 오늘이 살아있는 날 가운데 제일 젊은 날이니까, 그가 흘깃 덧붙인다 기꺼이 찍혀야 해, 심심한 누가 언젠가 그의 영상들을 모아서 편집한다 약간의 분칠이 가미된 독거노인의 삶이 복원된다 그럭저럭 볼만한 한 편의 다큐멘터리가 그의 소박한 희망사항이다 일상만한 파란만장이 또 있을라구, 바닥을 쳤으니 위로 박차고 올라가야 하는 것, 아닌가, 아무래도 아니겠지, 자신없이 말꼬리가 흐려진다 그는 오늘도 백 번 이상 찍힌다 CC TV 카메라 아니고는 그를 그만큼 세밀하게 기억할 가족이 없다 짝짝이 눈썹에서 갈매기 한 마리 길게 날아오른다
웹진 『시인광장』 2011년 8월호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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