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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승란 시인 / 그리움 없는 가을
모진 세상이 주는 인생의 길 끈끈한 정으로 뭉쳐사는 삶 가슴 아픈 사랑도 가슴 적신 사랑도 유행가 가사처럼 세월이 약이라지만
삶의 강은 말없이 흐르니 그리움이라도 없으면 무슨 재미가 있냐고 그래서 또 가을이 약이란다
진정 이 가을 정열로 불사르는 한 구루 나뭇잎 낙엽 되듯 못다 한 꿈이라도 보고 구름 같은 흔적 남기고 싶다 아니 이가을 단풍 같은 낙엽이 되고싶다.
곽승란 시인 / 기억되는 사랑아
잔잔한 바람이 일렁인다. 이파리 잃은 나뭇가지 사이로 깊게 숨어 있는 한 가닥 그리움이 꿈틀거린다.
추억의 허상 안에 아련한 그림자로 남아 있는 미워하고 원망했던 그대 그래도 눈물날 때 기억되는 사랑으로 남아 있는 사랑아
바람 불어 떨어지는 낙엽 따라 가을 끝 언저리로 고운 향기 가져다주지 않으련? 하얀 눈 쌓이면 따뜻이 지내라고.
곽승란 시인 / 나 자신이 좋다
하루가 시작 되는 아침 삶의 현장으로 기분 좋게 출발 톡톡 토닥토닥 분주히 서둘러 손끝에서 맛이 나고 마음에서 간을 치며 한가지 한가지 정성으로 만들어 차린 밥상이라 해도 먹는 사람이 맞지 않으면 타박하기 일수
정작 자신은 명품도 아니면서 갑이라는 이유만으로 남에게는 명품을 원하는 사람들 초라한 가면을 쓰고 있는 위선자 어디를 가도 꼭 한 사람은 있지만
그래도 용기를 잃지 않고 인내로 참으며 긍정적으로 생각하며 열심히 나의 임무를 충실히 지켜 나가는 나 자신이 나는 참 좋다.
곽승란 시인 / 내 삶의 한 페이지
머물지 못한 바람 때문에 내게 또 다른 눈물로 남을 수 있었던 삶 많은 시간이 흘렀다.
가버린 사랑에 연연하고 그리워하는 연민 홀로된 아픔을 잊기까지 잎새 잃은 겨울나무였지!
여미어진 가슴이 아픔으로 베갯 잇 적시던 그 밤들이 세월 따라 계절 따라 함께 흘러갈 즈음
세상 귀퉁이 홀로 자신의 색깔을 찾아 열어젖힌 마음 끝자락에 커피 한 잔의 여유로움이 마음속 내려앉은 빈 가슴에 무엇이라도 채울 용기가
생채기 그 너머에서도 노을이 아름답게 보이고 다가올 어둠이 두렵지 않은 것은 아마도 내게 남은 시간 멋진 드라마 주인공이 되어 삶의 한 페이지에 써넣어야 되겠지.
곽승란 시인 / 내게 남은 삶을
한여름 연둣빛 세상 서서히 무루 익어갈 때 빗장 풀린 여린 풀꽃 어느 곳에라도 안주하고 싶다.
깨진 꿈 조각 퍼즐 맞춘듯 잃어버렸던 시간들이 바람으로 돼 돌아와 들꽃 향기로 적셔준다면
햇볕이 없는 밤이라도 그리움의 문지방 넘지 않고 기다림의 거리에 서 있어도 세월 탓하지 아니할 텐데
시들어가는 육신을 위해 어둠이 남긴 흔적 지우고 남은 청춘을 위해 잃어버린 꿈을 찾았으면.
곽승란 시인 / 내게 벗 하나
삶이 흐르는 강가에 따스한 봄 찾아 오면 버들 강지 하늘하늘 조약돌 간질이며 꽁꽁 언 마음 봄눈 녹듯 사르르 녹고
민들레 개나리 노란 꽃에 벌 나비 살며시 놀러 오듯 토닥토닥 외로움 다독이는 갈고리 손이라도 있으면 벗이 되고 사랑될 터인데
유수 같이 흐르는 세월 꽃피고 새 우는 계절에 사랑이라는 텃밭에 꽃씨를 심어 아름답고 예뿐 꽃 피우고 싶다.
곽승란 시인 / 누군가 그리운 날
잠시 대지를 적시던 비가 선선함을 밀어내고 더운 바람을 몰고 왔다
끈끈한 불쾌지수 급상승하는 혈압이 짜증 났는지 가슴에 묵직한 그 무엇을 명치끝에 앉혔다
시간은 시간마다 설음의 층층계단을 만들고 그리움은 계단을 올라간다
어디로 갈 것인가 먼 하늘 저 끝에 떠가는 하얀 구름 검은 구름 따라 가다가 가다 보면 그리움 머물 곳이 있을까
왠지 누군가가 그리운 날 부르고 싶다, 가슴으로 왠지 누군가가 보고픈 날 달려가고 싶다, 소리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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