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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인과 시(현대)

곽승란 시인 / 어쩌면 나는 외 6편

by 파스칼바이런 2020. 7. 28.

곽승란 시인 / 어쩌면 나는

 

 

향이 진한 커피 한 모금

촉촉하게 마음 타고 흘러내린다

마음 깊은 곳에

무언가 그리워지고

그 무엇은

형체를 알 수 없어

머그잔 속에 커피만 줄어든다

 

창밖을 내다보는

무심한 눈망울

잔잔한 이슬이 반짝인다.

이 쓸쓸함은 무얼까?

짧은 세월이라고는 하나

알고 보면 긴 세월

덧없이 아주 덧없이

흘러 보낸 것 같아

한해 한해 아쉬움이 많아

바람처럼 비라도

몰고 와 주는 그런 바람을

기다리는 것은 아닌지

 

한 마리 외로운 새가 되어

아니 짝 잃은 기러기 되어

훨훨 한가로이

날아다니는 것도 아니고

삶이란 틀 안에 갇혀

다람쥐 쳇바퀴 돌 듯

하루하루 보내는 인생

내일도 모레도

달라지지 않으리란 걸

잘 아는 지금 이 순간

어쩌면 비를 몰고 오는 바람을

기다리는 것은 아닌지.

 

 


 

 

곽승란 시인 / 연정

 

 

가을볕에

털어버린 시간

보이지 않는다고

잊힌 건 아니기에

가끔 설움 한 움큼씩

추억의 빛으로 다가온다.

 

수정처럼 반짝이던 마음

주체할 수 없이 행복해서

웃고, 울고. 받고, 주고

하였던 시간이 그리워

가끔은 그대가 보고싶다.

 

운명처럼 내 안 깊숙이 차지한

그 시간 그 추억들

얼어 있던 가슴 녹여가며

희로애락에 함께 동행 하며

또 다른 추억 속을 걷는다.

 

 


 

 

곽승란 시인 / 오늘 피울 행복 꽃

 

 

작은 도시 한적한 곳

키 작은 꽃 피었다.

향기 없고 볼품 없지만

흐르는 세월 겁내지 않아.

 

아름다웠던 고운 추억

가슴 깊이 간직하고

한해 두 해 피고 지고

꽃 한 잎 두 잎 떨어져도

 

희망 울타리 안에

매일매일 오늘이 오면

미소를 잃지 않고

언제나 최선을 다하는

나는야 행복한 사람.

 

 


 

 

곽승란 시인 / 왠지 이런 날

 

 

벚꽃잎 눈처럼

날리는 거리를 걷고 있다.

바람이 분다.

문득 잊은 듯한 그 사랑

저만큼 먼 거리에 서 있네

 

이런 날 왠지

비를 맞고 싶다.

시름시름 앓고 있는

가슴 한켠 깨끗이 씻길

그런 비를 맞고 싶다.

 

맞고 또 맞으면

따스한 커피 한 잔이

간절히 생각날 만큼

따뜻한 품이

그리울지도 모르지만.

 

 


 

 

곽승란 시인 / 이 가을 가기 전에

 

 

바람은 노래 부르며

시간 속으로 들어와

눈부신 햇살 속에

고운 잎마저 흔들고

붉은 노을이

사방을 보듬을 때

검은 구름은 빛을 토하네.

 

잔별들 마중 나온

서쪽 산등성이에

노을이 남긴 그림자

미소를 지으면

저 들녘 끝자락에 걸친

초승달은 애처롭고

 

이내 맘 별밤 바라기에

다가 올 올 겨울

잊고 있던 그리움

가슴에 내려앉을까

허허로운 이 마음 외로워지기 전

아름다운 이 계절에

고운 추억 하나 만들고 싶다.

 

 


 

 

곽승란 시인 / 이 가을과의 인연

 

 

비 내리는 어느 가을날

우연인지 필연인지

그대를 처음 본 순간

가슴이 두근거렸습니다.

 

단 한 번의 만남에도

마음이 편했는지

웃으며 나누었던 대화를

떠올리며 웃곤 하지요.

 

가을비 소리 없이 내려

방울방울 가지에 매달리고

바람에 우수수 떨어져

뒹구는 낙엽이 외로워 보여

왠지 따스함이 그리운 날

 

인사라도 주고받을 수 있는

하늘 먼 곳에라도

그대가 있어

이 가을 함께 하는 난

참 행복한 사람입니다.

 

 


 

 

곽승란 시인 / 이것이 외로움일까

 

 

옥빛 하늘에

양떼구름 몰고

저 멀리멀리 날아가

내 마음 풀어놓고

맘껏 놀고 싶다.

 

해 질 녘

붉은 태양에게

외로움 던져주고

밤하늘 별들과 도란도란

이야기 주고받고 싶다.

 

막바지 가을이

우수수 떨어지기 전

이 마음 그저

따뜻한 곳에 머물며

기러기 찬 서리맞기 전에

부르고 싶다.

 

행복은

생각하기 나름이라지만

때론

무엇이 행복인지 모를 때

이 마음 허허로워 진다.

난 참 바보이지 싶다.

 

 


 

곽승란 시인(필명: 란초)

2014년 아람문학 여름호 등단(시 부문). 2014,2015년 아람문학(가을호,여름호) 이계절의 시인 선정. 2016년 민주문인협회 동인지 민주문학 공저. 2017년 민주문학 계간지 봄호 공저. 민주문협 정회원. 민주문협 운영위원. 민주문학회 현 부회장. 현 아람문학 정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