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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승란 시인 / 어쩌면 나는
향이 진한 커피 한 모금 촉촉하게 마음 타고 흘러내린다 마음 깊은 곳에 무언가 그리워지고 그 무엇은 형체를 알 수 없어 머그잔 속에 커피만 줄어든다
창밖을 내다보는 무심한 눈망울 잔잔한 이슬이 반짝인다. 이 쓸쓸함은 무얼까? 짧은 세월이라고는 하나 알고 보면 긴 세월 덧없이 아주 덧없이 흘러 보낸 것 같아 한해 한해 아쉬움이 많아 바람처럼 비라도 몰고 와 주는 그런 바람을 기다리는 것은 아닌지
한 마리 외로운 새가 되어 아니 짝 잃은 기러기 되어 훨훨 한가로이 날아다니는 것도 아니고 삶이란 틀 안에 갇혀 다람쥐 쳇바퀴 돌 듯 하루하루 보내는 인생 내일도 모레도 달라지지 않으리란 걸 잘 아는 지금 이 순간 어쩌면 비를 몰고 오는 바람을 기다리는 것은 아닌지.
곽승란 시인 / 연정
가을볕에 털어버린 시간 보이지 않는다고 잊힌 건 아니기에 가끔 설움 한 움큼씩 추억의 빛으로 다가온다.
수정처럼 반짝이던 마음 주체할 수 없이 행복해서 웃고, 울고. 받고, 주고 하였던 시간이 그리워 가끔은 그대가 보고싶다.
운명처럼 내 안 깊숙이 차지한 그 시간 그 추억들 얼어 있던 가슴 녹여가며 희로애락에 함께 동행 하며 또 다른 추억 속을 걷는다.
곽승란 시인 / 오늘 피울 행복 꽃
작은 도시 한적한 곳 키 작은 꽃 피었다. 향기 없고 볼품 없지만 흐르는 세월 겁내지 않아.
아름다웠던 고운 추억 가슴 깊이 간직하고 한해 두 해 피고 지고 꽃 한 잎 두 잎 떨어져도
희망 울타리 안에 매일매일 오늘이 오면 미소를 잃지 않고 언제나 최선을 다하는 나는야 행복한 사람.
곽승란 시인 / 왠지 이런 날
벚꽃잎 눈처럼 날리는 거리를 걷고 있다. 바람이 분다. 문득 잊은 듯한 그 사랑 저만큼 먼 거리에 서 있네
이런 날 왠지 비를 맞고 싶다. 시름시름 앓고 있는 가슴 한켠 깨끗이 씻길 그런 비를 맞고 싶다.
맞고 또 맞으면 따스한 커피 한 잔이 간절히 생각날 만큼 따뜻한 품이 그리울지도 모르지만.
곽승란 시인 / 이 가을 가기 전에
바람은 노래 부르며 시간 속으로 들어와 눈부신 햇살 속에 고운 잎마저 흔들고 붉은 노을이 사방을 보듬을 때 검은 구름은 빛을 토하네.
잔별들 마중 나온 서쪽 산등성이에 노을이 남긴 그림자 미소를 지으면 저 들녘 끝자락에 걸친 초승달은 애처롭고
이내 맘 별밤 바라기에 다가 올 올 겨울 잊고 있던 그리움 가슴에 내려앉을까 허허로운 이 마음 외로워지기 전 아름다운 이 계절에 고운 추억 하나 만들고 싶다.
곽승란 시인 / 이 가을과의 인연
비 내리는 어느 가을날 우연인지 필연인지 그대를 처음 본 순간 가슴이 두근거렸습니다.
단 한 번의 만남에도 마음이 편했는지 웃으며 나누었던 대화를 떠올리며 웃곤 하지요.
가을비 소리 없이 내려 방울방울 가지에 매달리고 바람에 우수수 떨어져 뒹구는 낙엽이 외로워 보여 왠지 따스함이 그리운 날
인사라도 주고받을 수 있는 하늘 먼 곳에라도 그대가 있어 이 가을 함께 하는 난 참 행복한 사람입니다.
곽승란 시인 / 이것이 외로움일까
옥빛 하늘에 양떼구름 몰고 저 멀리멀리 날아가 내 마음 풀어놓고 맘껏 놀고 싶다.
해 질 녘 붉은 태양에게 외로움 던져주고 밤하늘 별들과 도란도란 이야기 주고받고 싶다.
막바지 가을이 우수수 떨어지기 전 이 마음 그저 따뜻한 곳에 머물며 기러기 찬 서리맞기 전에 부르고 싶다.
행복은 생각하기 나름이라지만 때론 무엇이 행복인지 모를 때 이 마음 허허로워 진다. 난 참 바보이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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