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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 시인 / 밀당하다, 개화(開花)하다
갈까, 말까, 올까, 말까 부질없는 일에 간 보지 마라
내 편 만드는데, 눈치작전도 필요 없는 봄
서로 내민 한 다리를 묶고 꽃샘바람에 헛둘 헛둘 외치는 구호 뛰어나올 놀란 귀를 잡고 보니, 울보 개구리
올 듯, 말 듯 망설임도 없이 막무가내로 밀려드는 눈의 직격탄에도 홍매화는 눈치 없이 벙근다
내 첫사랑도 그랬지 아마
빨랫줄 물고 있는 빨래집게같이 너와 내가 하는 짓 우스운지 훼방 놓기에 급급한 불한당 바람은 언 가지마다 배꼽 걸어 놓고 달아났다
눈꽃과 봄꽃 사이 그대가 벗어 놓고 간 흰색 외투 꽃물 발라 돌려줄까, 그냥 돌려줄까
밀고 당기다 우당탕 넘어지니 온 마을은 코피가 주르르
웹진 『시인광장』 2020년 3월호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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