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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형 시인 / 겨울 바다에 서 있을게
겨울 바다에 서 있을게 여객선 먼바다로 선회할 때 밀려오는 파도는 서럽게 흩어져 너를 앗아간 바다 위로 너의 사진 파도에 밀려가듯 함께 나눈 시간 썰물처럼 멀어져
나 지금 여기 거침없이 일어서는 파도를 삼킬 수 없어 힘겨워 쓰러질 때마다 일어서는 저 물결 어느 해안을 돌아 밀려오나 비에 젖은 구두 위로 모래알이 네 눈동자처럼 빛나
내게 겨울은 너무 길어 겨울 바다에 서 있을게 너를 잃은 봄은 쉽게 다시 오지 않아 물보라 어깨 위로 가라앉는 어스름 해안선은 무심히 졸음에 겨워하고 나는 오래도록 수평선을 바라봐
어두워 가는 바닷가 너의 미소를 기억하는 모래톱에 혼자 남아 오지 않을 너를 생각해 보이지 않는 밤하늘 겨울 바다에 서 있을게
웹진 『시인광장』 2020년 3월호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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