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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인과 시(현대)

곽승란 시인 / 한해의 끝자락을 함께 외 7편

by 파스칼바이런 2020. 8. 1.

곽승란 시인 / 한해의 끝자락을 함께

 

 

어느덧

올해의 끝자락

일주일을 남기고

일궈 놓은 것

버리고 가는 것

모두가 아쉬움만 남는다.

 

우정이란 정 안에서

미운 정 고운 정 함께 나누며

사랑하고 행복해 하며

열두달을 보내는구나

 

언제나 만남은

설레이면서 신비롭다

낯설지만 왠지 정감이 가는

우리 소중한 친구들

 

이곳 울타리 안에서

새해에도 고운 정를 맞아보자

그래 그렇게 또 살아보자

두리둥실 서로 이해하면서.

 

 


 

 

곽승란 시인 / 해지는 마음 밭에

 

 

왈칵 쏟아지는 눈물을

삼키던 시간들,

먹고살기 위하여

허리띠 졸라매던 시간들,

 

이불 속에 머리 파묻고

통곡하던 시간들,

별빛을 이불 삼아

낮과 밤이 바뀐 시간들,

 

죽지 못해 살아야 할

고달픈 세월이어도

사랑으로 이어진 끈 있어

천륜의 언저리는 행복했다.

 

더 살만한 나의 시간들

정열은 조금 남아 있기에

해 지는 마음 밭에

사랑의 행복 충만하겠지.

 

 


 

 

곽승란 시인 / 행복은 늘 내 곁에

 

 

살며시 입으로 가져간

짙은 갈색 향의 커피 한 잔

가슴까지 그윽하게 스미는 향기

아름아름 피어나는 행복

어느 틈에 모든 시름 날아가고

 

세상에서 제일 행복한 여자가 되어 있네.

 

언제 아팠는지 잊었다.

아니 잊고 싶었는지 모른다.

행복하기 위해선 변해야 한다는데

마음속에선 하나도

변한 게 없다고 되뇌지만

나도 모르는 사이에 이미 변해있었다.

 

계절이 바뀔 때마다

성숙해져 가는 내 마음

벌써 커피 한 잔에

행복한 여유를 즐기지 않는가.

행복은 늘 이렇게 내 가까이에

나 자신에게 있었다.

 

 


 

 

곽승란 시인 / 향기 나는 동행

 

 

쉼표 없는 시간

어제 같은 오늘

오늘 같은 내일의 반복

가슴에서 햇살이 노를 저어도

눈도 아닌 비도 아닌 진눈깨비 마음

 

세상이 변하니 사람도 변하고

후덕한 인심들이

애초에 없었던 것처럼

고운 마음의 문을 닫은 채

미소를 잃어 가는 사람들

 

어차피 우리네 가는 길은

물여울 따라 가는 인생,

아무리 더딘 마음으로 살아도

굽이굽이 몰아치는 물살 따라

바삐 흘러버리는 세월

 

시커먼 구름문 열어젖히고

속살 바람 한 자락 친구 삼아

언제나 비움의 공간 서로 채워주고

향기가 아름다운 동행이 되면

살아가는 동안 정말 행복할 거야.

 

 


 

 

곽승란 시인 / 허공을 맴도는 인연

 

 

마음과 시간을 들여

공을 쌓고 다져온 인연

예기치 않던 바람이

낚아 채 버렸다.

 

창문 너머 벌판을

휘 저어 가는 바람은

언제나 다시 돌아와도

그 바람이 아니더라.

 

어차피 내 곁을 떠난 인연

잊으면 그만인 것을

세상은 돌고 도는 것

또 다른 인연 만날 수도 있으련만

 

무슨 미련 그리 많아서

정으로 맺은 인연은

허공을 맴돌고 맴돌다

그리움으로 내 가슴에

아린 바람으로 안기네.

 

 


 

 

곽승란 시인 / 홀로 맞이한 가을

 

 

혼자여도 좋아요

둘이어도 외롭긴

마찬가지거든요

 

뒤돌아 눈물

훔치지 않아서 좋고

해맑은 하늘 바라보며

기다릴 이 없어

마음 조이지 않아서 좋고

 

찬바람에

녹아내리는 빗방울 보고

그리움에 애타지 않아서

좋을 것 같아요

 

저 들녘

가을바람 타고

윙윙거리는

고추잠자리처럼

자유를 만끽하며

 

근심은 하늘 저 멀리

그리움은 구름 밖으로

고독은 저 산언저리로

보내고 난 뒤

 

아름다운 이 가을과

커피 한 잔의 데이트도

그다지 나쁘지 않겠지요

 

시립도록 시린 하늘에

서러움 씻어가면서.

 

 


 

 

곽승란 시인 / 홀로 하는 사랑

 

 

외로움인지

그리움인지

아니면 착각인지

난 아직

추억을 사랑하나 봐

 

어느 투명한 가을

햇살이 내게 오던 날

미소가 멋진 그대와

도란도란

이야기 주고받으며

알록달록 예쁜

가을 산에 올랐지

 

부푼 마음

정상을 그리며

너의 눈동자 속에 있는

나를 바라보며

낙엽 지는 숲 사이를 걸었다

미소 속에 행복했지

그땐 그랬지!

 

지금은

추억 속을 거닐고 있지

이 가을 작은 내 가슴엔

여전히

아름다운 사랑이야기

아마도 나는

추억을 사랑하고 있나 봐.

 

 


 

 

곽승란 시인 / 후회 없는 삶이란

 

 

뜨겁던 태양이 서산에 걸치면

지쳐가는 마음에 불빛이 밝혀지고

어둠은 소리 없이 창가에 내립니다.

노을 진 거리에 유혹하던 마음도

풀꽃처럼 인연을 엮어가던 무수한 발길도

이룰 수 없던 꿈 조각도 조용히 잠이 듭니다.

 

강물처럼 흐르는 시간 속에

또 다른 태양이 내게 밝아오고

녹음이 짙어 가는 싱그러운 숲 사이로

여백의 공간에

고운 햇살이 가득 채워줄 때

내가 살아 있음을 느끼게 되며

세상을 아름답게 볼 수 있는

여유가 생깁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삶의 여유가

인연을 만나고 우정을 나누며

사랑으로 내 품 안에

끌어안을 수 있다면

까마득히 먼 길을 가는 우리에게

또 다른 아름다운 세상이

기다리고 있을 것입니다.

 

후회없는 삶이란

끝없이 노력하고 또 노력하는 것이

힘들 수 있지만

그래도 열심히 하는 사람에게만

누릴 수 있는 특권으로

행복을 가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곽승란 시인(필명: 란초)

2014년 아람문학 여름호 등단(시 부문). 2014,2015년 아람문학(가을호,여름호) 이계절의 시인 선정. 2016년 민주문인협회 동인지 민주문학 공저. 2017년 민주문학 계간지 봄호 공저. 민주문협 정회원. 민주문협 운영위원. 민주문학회 현 부회장. 현 아람문학 정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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